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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류사회의 치부를 가장 적나라하게 담아낸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by 꽃바구니 2023.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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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소개


스콧 피츠제럴드는 1896년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역사상 가장 호황기였던 1920년대
재즈시대의 이면을 예리하게 파헤친 작품들로 큰 성공을 거둔 작가입니다.
작가는 성공하기 전에는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부유층 여자들에게 몇 차례 청혼을 거절당한 적이 있고
그의 아내였던 부유한 가문 출신의 젤다 피츠제럴드로
처음에는 가난 때문에 파혼했다가 그가 경제적 안정을 이룬 후에게 결혼했습니다.
이 때문에 작가는 평생 돈과 성공에 크게 집착을 했습니다.
작가부부는 뉴욕과 파리를 오가는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가며
1920년대 재즈시대를 종횡무진하는 스타커플로 자리매김합니다.
온갖 무절제한 기행을 일삼던 부부는 알코올 중독과 경제적 파산에 시달리고
이 와중에 눈부신 재능마저 고갈된 작가는 결국 헐리우드에서 상업 영화 극작가로 활동하다가
1940년 마흔네 살의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가 재즈시대 왕자로 군림하던 1925년에 쓰인 <위대한 캐츠비>에는
그를 닮은 젊고 잘생기고 돈과 성공과 아름다운 상류층 여인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고갈시키고 마는 캐츠비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1920년데 미국은 유럽에서 벌어진 1차 세계대전덕에 군수업이 발달하고 증권업이 호황을 이뤘고
금주법을 피해 성장한 갱단들의 활약으로 사치와 향락이 난부 한 시대였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재즈음악이 흐르고 대규모 파티가 열렸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만 않는다면
누구나 원하는 부와 성공과 사랑을 영원히 얻을 수 있을 듯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던 시대입니다.

2. 줄거리


게츠비도 이러한 환상에 사로잡혀, 맹목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을 쌓으며,
첫사랑이자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상류층 여인, 데이지를 되찾을 수 있다는 맹목적인 희망에 사로잡힙니다.
데이지는 전통적인 가문과 부를 보유한 미국 내 전통 부자 계층을 상징하는 인물로,
이 계층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물질적인 부와 명예를 유지하며 안락함을 누리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인간적인 감정이나 욕망에 관심이 없는 무심하고 속물적인 사람들입니다.

이 책의 화자이자, 미국 중서부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닉은,
호황기에 있던 증권업에 종사하기 위해, 뉴욕의 롱아일랜드 섬에 있는 웨스트에그 지역으로 이사 옵니다.
닉의 이웃집에는 궁궐 같은 호화로운 대저택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밤마다 성대한 대규모 파티를 열어,
뉴욕에 온갖 신흥 부자들과 명사들을 불러 모으는 개츠비란 남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파티에 온 손님들은 놀이공원에 온 듯 신나게 파티를 즐기다 갔지만,
정작 개츠비와 친분이 있거나, 개츠비의 진짜 정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개츠비는 자신이 부유한 가문의 옥스퍼드 출신이라고 말하고 다니긴 했지만,
그가 어떻게 이 막대한 부를 축적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어서,
사람들은 그가 부호를 죽인 살인자이거나 밀주업자일 거라고 수군대곤 했습니다.
닉과 게츠비가 살아가는 웨스트헤그 건너편에는,
만을 사이에 끼고, 전통적으로 유서 깊은 가문의 부유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스트에그라는 지역이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닉의 먼 친척, 여동생 뻘인 데이지와, 그녀의 남편이자 닉의 예일대 동문인 톰이 살고 있었는데,
톰은 아름다운 부인을 두고도 빈민가에 있는 자동차 정비소 주인의 부인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데이지는 과거에도 숱하게 바람을 피우며 속을 썩였던 남편 톰과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남편이 줄 수 있는 부유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츠비는 이웃인 닉에게 자신의 부유함을 과시하며 접근하더니,
이스트 에그에 사는 닉의 친척 데이지와 자신을 집에 함께 초대해 달라는 뜬금없는 부탁을 합니다.
알고 보니, 과거의 개츠비와 데이지는 서로 사랑하던 사이였는데요.
실제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던 개츠비는 전쟁에 참전 중이던 과거,

군인 시절에 부유한 가문의 데이지를 보고 서로 반했었고,
자신도 그녀와 같은 상류층 가문의 사람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그녀의 집을 드나들다가 그녀를 가져버립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몸을 내어준 후에도 매달리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부유한 가족과 풍족하고 오만한 삶을 이어가는 그녀의 모습에 더욱 빠져들고 맙니다.
개츠비는 이때부터 모든 삶의 풍파로부터 자유로운 상류층의 삶을 동경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게츠비가 해외 파병을 가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했고,
한동안 서로 열렬한 사랑의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데이지는 어렸고, 그녀의 세계는 파티의 소란스러움과 속물근성의 냄새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한동안 개츠비를 기다리던 그녀는 곧 다시 사교계에 모습을 드러내,
하루에 대여섯 명의 남자들과 데이트를 하는 생활을 이어갔고,
자신의 인생에서 돈과 현실적인 풍요가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던 그녀는,
곧 재력가인 톰을 만나 초호와 결혼식을 올리고, 남태평양으로 석 달짜리 신혼여행을 떠납니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미국에 돌아온 개츠비는, 호화 요트를 갖고 있는 부호의 눈에 들어,
그의 개인 비서 업무를 하다가, 뉴욕 갱단과 손잡고 밀주업을 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됐고,
이후 상류 사회에 있는 데이지를 되찾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개츠비는 이스트 에그에 정착한 베이지의 집이 보이는 맞은편 동네에 호화로운 대저택을 사고,
매일 밤 파티를 열며, 그녀의 존재를 아는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며칠 전, 파티에 왔던 데이지의 친구이자, 이제 막 닉과 데이트를 시작한 여인으로부터,
데이지와 닉이 먼 친척 사이라는 것을 전해 들은 개츠비는,
데이지와의 재회를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있던 것입니다.
속물적인 상류 사회에서 개츠비의 흔치 않은 순애보에 깊은 인상을 받은 닉의 도움으로,
개츠비와 데이지는 어느 비 오는 늦은 오후, 닉의 집에서 제외하게 되고,
개츠비는 옛사랑에 대한 향수에 빠진 데이지를 자신의 호화로운 집으로 데려가 집 안 곳곳을 뻐기듯 보여줍니다.
닉은 베이지를 보고 황홀해하는 개츠비를 바라보며,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를 악문 채 이 순간을 꿈꿔왔는지 깨닫게 됩니다.
집 앞에 펼쳐진 만의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며,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언제나 만 너머의 당신 집을 바라봤었다고,
그리고 그 집 근처에는 언제나 초록색 등이 켜져 있었다고 말합니다.
개츠비에게 그 초록색 불빛은 온갖 삶의 풍파 속에서도 데이지와의 황홀한 미래를 약속하는 신호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데이지는 개어가는 하늘에서 분홍빛으로 빛나는 구름을 바라보며,
저 분홍색 구름 하나를 가졌으면 좋겠어라는 맥락 없는 말을 할 뿐입니다.
개츠비의 무거운 집념에 비해, 데이지는 한없이 가벼운 인물일 뿐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죠.
부인인 데이지가 최근 개츠비라는 수상한 작자와 어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톰은,
개츠비가 어떤 작자인지 알아보기 위해, 어느 날 데이지와 함께 개츠비의 파티에 찾아갑니다.
신흥 부자들과 영화계 인사들로 가득한 파티장은

브로드웨이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날것 그대로의 활기가 넘쳐흐르고 있었고,
사람들은 곳곳에서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노골적으로 뜨거운 눈빛을 교환하고 있었습니다.
바람둥이였던 톰은 파티 분위기에 취해 개츠비에 대한 의심도 내려놓은 채 흥청망청 정신없이 놀지만,
데이지는 파티의 분위기에 겁을 먹고 맙니다.
개츠비의 격이 없는 파티에는 데이지의 삶에 완전히 결여돼 있는 열정과 자유와 낭만이 가득했고,
그녀를 그 세계로 넘어오라고 유혹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유로워지기엔 자신의 부와 안락함을 위해 지켜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경직된 상류층 여성이었습니다.
이런 데이지의 마음을 읽었던 개츠비는, 그날 밤, 파티가 끝난 후,
닉에게, 데이지가 파티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녀가 너무 멀게 느껴졌다고 고백합니다.
이후, 개츠비는 더 이상 파티를 열지 않고, 매주 성대한 파티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던 하인들도 모두 해고해 버립니다.
데이지가 파티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순간,
손님으로 떠들썩했던 집 전체가 카드로 만든 집처럼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파티도 영원히 막을 내린 것입니다.
개츠비의 파티가 사라진 후, 적막해진 집에 데이지가 남몰래 드나들며 개츠비와 뜨거운 만남을 지속해 가고,
데이지는 톰을 버리고 개츠비와 함께 떠날 작정까지 세웁니다.
두 사람이 잦은 만남을 이어가는 것을 안 톰은, 질투에 사로잡혀 개츠비의 뒷조사를 하고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 날, 톰은 데이지와 개츠비와 닉과 닉의 여자친구를 뉴욕 시내 호텔의 스위트룸으로 불러들여 술을 마시는데,
데이지의 사랑을 얻었다고 생각해 의기양양해진 개츠비는 톰에게 부인은 당신이 아닌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톰은, 게츠비는 진짜 옥스퍼드 졸업생이 아니고,
갱단과 함께 밀주 사업을 하며, 지저분한 방법으로 굴을 축적했다며 반격을 합니다.
개츠비는 이에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고, 데이지는 개츠비가 읽은 부가 자신이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어둠의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에 겁을 먹고 맙니다.
현실적 안정과 구를 중시하는 그녀에게 이런 불안정한 세계는 용납하기 힘든 것이었죠.
데이지가 겁먹은 모습을 보고 의기양양해진 톰은
개츠비와 데이지에게 같이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며 대화를 나눠보라고 권하고,
데이지는 개츠비를 태운 채 흥분한 상태로 톰에 노란 차를 몰다가,
톰의 정부인 윌슨 부인을 차로치고 뺑소니를 치고 맙니다.
그날 밤, 사고를 추궁하는 닉에게, 개츠비는 자신이 데이지의 뺑소니 죄를 뒤집어쓰겠다고 말합니다.
뺑소니 사고로 부인을 잃은 자동차 정비사 윌스는 복수를 위해 총을 들고 노란 차의 주인인 폼의 집에 찾아가고,
톰은 윌슨에게 건너 마을 개츠비가 그 차를 몰았다며 개츠비의 집을 알려줍니다.
이에 윌슨은 개츠비의 집에 찾아가, 풀장에 있던 개츠비를 총으로 쏘아 죽이고, 자신도 정원에서 자살하고 맙니다.
매일 밤, 수백 명의 사람들로 붐비는 성대한 파티를 벌이던 개츠이었지만,
정작 그의 장례식에는 닉과 실제로 살아있었던 그의 추레한 모습의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데이지조차 꽃 한 송이 보내지 않고 폼과 함께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나버린 후였습니다.
닉은 진짜 사랑과 우정이 존재하지 않는 도시에 환멸을 느껴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마지막 날 밤 건너편 해변의 데이지 집 근처에서 번쩍이는 초록색 불빛을 바라보며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합니다.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에게서 멀어지기만 하는 황홀한 미래를.
이제 그것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뭐가 문제겠는가?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리고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


3. 마무리

모두가 꿈꾸곤 하는 상류사회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는
철저한 이기심과 계산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비정하고 무책임한 세계이고,
데이지와 통과 같은 사람들이 안락하게 몸을 숨기고 있는 세계입니다.
그런 세계를 계속해서 열망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 변치 않는 사랑이나
낭만적 순애보 같은 낭만적 순진함은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묻고 있는 듯한 결말이었습니다.
속물적인 세계에서 낭만적 사랑이라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꿈꾼 개츠비는 그래서 위대한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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